안녕 월요일 - 김경미

김춘화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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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고생들이 많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월요일이어서 미안합니다 월요일을 좋아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나이와 관심은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이어서

내 월요일에도 다른 무게와 깊이가 생겨버렸습니다


문이 많아 즐겁습니다

주말 내내 참고 견딘 복통도

멈춰선 냉장고에서 녹아내리는 물줄기도 다 들여보내 주니

번호표 벨 소리가 얼마나 신선한지

무사히 변경되는 것들

다른 궁금한 사항은 없습니까 있어도

당신을 응대하는 직원은 당신의 자녀일 수도 있습니다 존중해주세요

우체국에도 관공서에도 편의점에도 곳곳마다

나도 모르는 내 자녀들이 일해서

뭐든 다 통과될 것 같은

존중의 영수증을 얻고 뒷굽을 갈고 고기 앞에

줄을 서는 월요일

사과할게요 일주일 내내 등산복 차림이면서

빠르게 굴러가는 바퀴를 더 좋아해서

진정한 인생은 월요일로부터

월요일은 제2의 인생

인생의 천직은 월요일이어서 사과드립니다


모두 다 월요일이 병인 그대들 덕분임을

월요일이 비애였던 내 지난날들도

내 자녀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잊지 않고 미안합니다 월요일이어서 처음 만나는 나이 든 월요일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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