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에 대하여 - 박상천

김춘화
202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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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가지를 늘어뜨려 고개 숙인

버드나무를 보며

고개숙인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그저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는 일은

정말 싫었다.

고개를 왜 숙여

왜 흔들려

몇 번씩이나 다짐하며

살아왔다.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어왔다.

그러나 이 봄,

온 몸에 힘을 쭈욱 빼고

치렁치렁 늘어져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가

조금은 부럽다






박상천 시집 <5679는 나를 불안케한다> 문학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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