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의 살림 - 장석남

김계희
2018-06-06
조회수 1004


옥수수밭의  살림 - 장석남


옥수수밭가에 와 살고부터
나는 지금 옥수수밭가에 살고 있구나  생각했다
옥수수밭의  수런거림과 두근거리는 살림을 살피고부터
나도 저 옥수수밭의 살림이구나  생각했다
폭풍우가 검은  스크럼으로 덮치는 여름밤
조용히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 그리고
사랑이 없던 때도  생각했다
 


이 옥수수밭을  떠나 살고부터
이 옥수수밭을  생각할 것이다
그때는 옥수수밭  사이로 반딧불이들도 날을 것이다
허밍처럼 눈시울 속을 날을  것이다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