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사람 - 김명인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입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놓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입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놓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