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강에서 / 김은규

김계희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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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버들 휘늘어진 그늘 아래
우리 함께 놀던 조약돌
돌아앉아 저희끼리 정겨운 걸요
억새풀 수크령 자꾸 나를 엿보고
웅크린 허기는 눈먼 꽃뱀처럼
혼자 몸을 키우는 걸요

그날의 기억들이
꽃잎처럼 하얗게 잔물결치지만요
푸른 새 소리로 흐르지만요
물굽이 따라 휘돌아간 그대
다시 돌아올 수 없으리라고
물안개는 또 저리 두터이
심술궂은 소문처럼 돌아나오는 걸요

그대 날더러 기다리라 하였던가요
나는 그대를 기다린다 하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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