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 문태준

김춘화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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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을 가다 차를 멈추었다

백발의 노인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노인은 초조한 기색이 없었다

나무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속도만큼

천천히 건너갈 뿐이었다

그러다 노인은 내쪽을 한번 보더니

굴러가는 큰 바위의 움직임을 본떠

팔을 내두르는 시늉을 했다

노인의 걸음이 빨라지지는 않았다

눈이 다시 마주쳤을 때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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