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꽃밭 - 박미란

김춘화
2021-02-25
조회수 109

나를 밀쳐낸 사람이 잘 되었다


그를 망가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리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내 기도는 늘 어긋나니까


꽃다발을 안고 활짝 웃는 그보다 내 자신이 미워졌다

누군가는 이해한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소심하다고 했다


흐드러지는 꽃잎이 떨어져 내렸다

끝없이,

덧없이,


사람도

결심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위로의 말이 제일 힘들었다


상황은 언제나 뒤바뀐다고

알고 보면

그가 아니라

내가 그를 밀쳐냈다고 누군가 수군거리는 소리 들렸다


내가 죽고

그 사람이 죽고

모든 슬픔의 이름이 사라져도


허허벌판 세상 끝까지 붉은 꽃잎들은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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