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찐빵에 대하여 - 송찬호

김춘화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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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늦은 저녁 당신과 마주 앉았지요

진열장 유리 밖에서 처음 춤추는 당신을 보았을 때

둥글게 부풀어오르는 당신의 춤은 참 보기 아름다웠습니다

설탕처럼 반짝이는 불빛 아래 둘러선 사람들은 듬뿍 동전을 던졌구요

난 그런 당신을 사모했습니다 내 발걸음은 늘 당신의

거리를 향했습니다만, 내겐 눈길도 주지 않고 포근한 그릇에

파묻혀 당신을 늘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했어요

짐작건대 거리 맞은편 진열장 속 그 행복이란 보석을

생각하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오늘 가까이서 당신을 보니

퉁퉁 부어오른 당신의 발, 부어오른 당신의 얼굴, 오오 당신은 부푼 것이 아니라

부르튼 거군요 춤을 추다 지쳐 그대로 주저앉아 빵이 된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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