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일곱 살 택배 기사 - 김애란

김춘화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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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칠만 원을 준다기에

이게 웬 떡이냐 덤벼들었지요


떡인 줄 알았던 택배 알바

김 씨 아저씨 어깨 파열되어 그만두고

박 씨 아저씨 다리 부러져 그만두고

차 씨 아저씨 뇌진탕 걸려 응급실행


하루에도 열두 번은 그만두고 싶지만

당장 아쉬운 게 돈

그만둘 수 없답니다


엘리베이터 고장 나면 계단으로

사람 없으면 경비실로

무거운 짐 갖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물건 없어져 물어내도

억울하다 하소연할 수 없고

다리에 힘 풀려도 쉴 수 없는

나는 열일곱 살 택배 기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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