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 절

김계희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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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가 들어와 머물기도 했다

발목을 빠져나간 늙은 양말이 눈에 밟히며 애써 이룬 수평을 흔들었다 

젊고 뻔뻔한 후회가 스치며 혀를 깨물게도 했네

여기까지는 얼마나 흘러왔는가 

지문을 찍듯 엎드려

낮고 겸손한 바닥을 몸에 새기는 것만이

절은 아닐 것이다

절은 할수록 절로 늘어

뼈마디마다 불꽃을 피우고 

육탈같은 다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꽃잎의 주소를 따라 가면 환해지고는 했지

강가에 나가 꽃배를 띄웠다

일상이 간절해야지

더 작고 가벼워져

꽃배를 타고 건너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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