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너무 좋아 - 박형준
내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눈빛을 건네면 나무 잎사귀가 피어난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친구가 된다
그래서 햇살이라는 말에는
아침이라는 말을 꼭 앞에 붙여야 한다
산책로에 허물만 남겨놓고 빠져나간 뱀
밤늦게 연락도 없이 왔다가
스타킹을 둘둘 말아 벗어놓고 떠난 여자처럼
말린 허물만 남겨놓고 사라진 뱀의 감촉
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길가 숲속에 배를 뒤집고 죽은
물고기의 눈에 비친 초록
돌돌 말렸던 잎사귀들이 몸을 펴고
강물은 눈부시고 잔잔하기만 한데
봄의 아침 장례식엔 허물들이 많다
내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눈빛을 건네면 나무 잎사귀가 피어난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친구가 된다
그래서 햇살이라는 말에는
아침이라는 말을 꼭 앞에 붙여야 한다
산책로에 허물만 남겨놓고 빠져나간 뱀
밤늦게 연락도 없이 왔다가
스타킹을 둘둘 말아 벗어놓고 떠난 여자처럼
말린 허물만 남겨놓고 사라진 뱀의 감촉
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길가 숲속에 배를 뒤집고 죽은
물고기의 눈에 비친 초록
돌돌 말렸던 잎사귀들이 몸을 펴고
강물은 눈부시고 잔잔하기만 한데
봄의 아침 장례식엔 허물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