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풍경 - 마종기

김춘화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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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희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나는 내 백양나무 하나.






마종기 시집 <이슬의 눈>문학과지성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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