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노래한다 - 김남주

김춘화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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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듣고 있다 감옥에서

옹기종기 참새들 모여 입방아 찧는 소리를

들쑥날쑥 쥐새끼들 귀신 씨나락 까는 소리를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왜 그렇게 일을 했을까

좀 더 잘할 수도 있었을 텐데. 경박한 짓이었어

그 때문에 우리의 역사가 한 10년 후퇴되었어

한마디로 미친놈들이었어 미친 짓이었어

이에 상당한 책임을 그들은 져야 할 거야" 하는 소리를

나는 묻고 싶다 그들에게

굴욕처럼 흐르는 침묵의 거리에서

앉지도 일어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똥 누는 폼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그들은 척척박사이기에 무엇보다도 먼저 묻겠다.


불을 달라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에게 무릎 꿇고 구걸했던가

바스티유 감옥은 어떻게 열렸으며

센트 피터 폴 요새는 누구에 의해서 접수되었는가

그리고 쿠바 민중의 몬까나 습격은 웃음거리로 끝났던가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은 고통으로 끝났던가

루이가, 짜르가, 바티스타가, 무자비한 발톱의 전제군주가

스스로 제 왕궁을 떠났던가

팔레비와 소모사가,이 아무개와 박 아무개가

제 스스로 물러났던가

묻노니 그들에게

어느 시대 어느 역사에서 투쟁 없이

자유가 쟁취된 적이 있었던가

도대체 자기희생 없이 어떻게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단 말인가

혁명은 전쟁이고

피를 흘림으로써만이 해결되는 것

나는 부르겠다 나의 노래를

죽어가는 내 손아귀에서

칼자루가 빠져나가는 그 순간까지


나는 혁명시인

나의 노래는 전투에의 나팔소리

전투적인 인간을 나는 찬양한다

나는 민중의 벗

나와 함께 가는 자 그는

무장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굶주림과 추위 사나운 적과 만나야 한다 싸워야 한다

나는 해방전사

내가 아는 것은 다만

하나도 용감 둘도 용감 셋도 용감해야 한다는 것

투쟁 속에서 승리와 패배 속에서 그 속에서

자유의 맛 빵의 맛을 보고 싶다는 것 그것뿐이다.







김남주 시집 <나의 칼 나의 피> 실천문학사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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