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그리움 - 조병화

김춘화
2023-07-22
조회수 153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만분지 일이라도. 

어지럽게 했습니다. 난필(亂筆)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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