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금과 다른 생 - 김박은경

김춘화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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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앓아 지루해진 당신이 묻네, 언젠가 지금과 다른 생이 있겠냐고 강물은 당신의 발목을 향해 흐르고 두 갈래로 갈라지고 파문은 그곳에서 시작되는데 지금 묻고 있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묻는 사람 지금 슬픈 사람은 언제까지나 슬픔 사람 도저히 잊을 수 없어서 끝끝내 버릴 수도 없는 사람, 그 더운 이마에 얹으려고 차가운 강물에 손을 담그네 손을 따라 밀려오는 강물을 따라 번지는 빛을 따라 봄이 오겠지 참 아름다워 죽기 좋은 날이라고 하겠지 병이 아닌 꿈이 없다고 독이 아닌 숨이 없다고 눈을 감은 채 하는 질문은 가만하고 부드러운 것 실컷 어리석은 것 어리광처럼 초록이 간지러운 강가에서 따뜻한 입김에 기대고 싶겠지만 대답을 해야겠지 아니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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