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 윤성택

김춘화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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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내린 어둠이 전해지는 경우란

추억의 온도에서 뿐이다

커피 향처럼 저녁놀이 번지는 건

모든 길을 이끌고 온 오후가

한때 내가 음미한 예감이었기 때문이다

식은 그늘 속으로 어느덧 생각이 쌓이고

다 지난 일이다 싶은 별이

자꾸만 쓴 맛처럼 밤하늘을 맴 돈다

더 이상 갈 수 없다 해도 우리는

각자의 깊이에서

한 그루의 플라타너스가 되어

공중에서 말라가는 낙엽 곁으로

가지를 흔들며 바람이 분다

솨르르 솨르르 흩어져 내리는 잎들

가을은 커피 잔 둘레로 퍼지는 거품처럼

도로 턱에 낙엽을 밀어 보낸다

차 한 대 지나칠 때마다

매번 인연이 그러하였으니

한 잔 하늘이 깊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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