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길 - 최정례

김춘화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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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 편대비행으로 철새가 날아간다

그물 던졌다 당기듯 포물선을 그리다 순간에

선두가 바뀌고 날개의 리듬도 바뀐다

한쪽 눈은 뜨고 한쪽 눈은 감고

잠을 자면서도 날아가는 그들

기어이 찾아가는 북쪽의 한 지점과

그들 눈 속에 나침반 같은 것이

양자역학적으로 관련 있다는

설이 있으나

 

나와는 아무 상관없이 날아가는 그들

강변북로의 이 자동차 군단과도

아무 상관없이 날아가는 그들

철갑에 철갑을 두른 이 단독자들과

정체 중인 이 개별자들과

늘어선 강변의 부동산들과

불투명한 잿빛 겨울 하늘과

슬플 것도 없이 유리를 두른

이 유리자들의 부동산

완전 안전유리를 배경으로

새들과는 역방향으로

강변도로를 질주하다 정체하는

정체자들 위로

날아가는 날아가는

V자 편대비행의 새들이 있고

이유도 없이 그들과는 상관도 없이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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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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