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 Gagnon_Romance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씨 뿌린 화분에선 싹들이 돋아나고, 지난해에는 노지 월동 야생화들을 심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잎들이 쑥쑥 자란다. 장미 다섯 종류를 들였는데 벌써 지오프 헤밀턴과 위즐리가 꽃망울을 맺었고. 두 해 전에 심은 줄장미가 부쩍 자라 담장 한 켠에서 첫 꽃을 피웠다. 지난해 산에서 캐어 심은 샤스타 데이지는 두배로 번져서 꽃망울이 화분을 꽉 채워 매일 몇번씩이나 바라보며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내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다 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나는 전혀 다른 삶으로 옮겨가고 있다. 많은 것들을 영감에 의해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선택 하는 삶이다. 우리가 '느낌'이라 부르는 것 - 그 찰나의 정확한 지점에서 우리가 완전히 열릴 수 있다면 삶은 단순해 질 것이다. 영화 <모리의 정원>의 그 화가처럼 나는 살아가게 될 것만 같다. 드러나지 않고 조용하고 참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마음 속에 작은 오두막집이 자리 잡았다. 헤이리에 다녀온 후 그 오두막이 더욱 선명해졌다. 나의 마지막 그림은 그 오두막이 될 것 같다.
내 삶이 불만족스러웠던 이유를 최근 생각해보니 글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사소한 것이라도 다시 쓰기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는 일은 자신을 경건하게 만드는 경건한 일 중의 하나다. 경건한 이들은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 글을 지속적으로 쓴다거나 연주 연습을 지속적으로 한다거나. 매일 시를 읽고 시를 올리는 일도 그러한 일 중에 하나다. 이년 동안 나는 글도 쓰지 않고 그림도 그리지 않고 책도 읽지 않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나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떠한 의도도 가지지 않은 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가끔 아버지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나를 이해하기에 아버지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내 마지막 그림이 될 오두막처럼, 아버지는 혼자서 살았을면 좋았을 사람이다.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은 채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을 지극히 사랑하여 불행해진 삶. 자신의 욕구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데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기도 전에 그 돈을 다 자식들에게 써야 했으니 그 의무가 얼마나 힘겹고 성가셨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은 이해가 된다. 그저 젊은 시절을 거쳤고, 그 혈기로 사랑을 했고, 젊은 나이에 성공해 호사를 누렸던 이가 어느날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뜻하지 않게도 자신과 맞지 않는 여자와 매일 싸움을 하며 자식이 줄줄 딸린 현실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삶이 얼마나 치욕스러웠을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나는 살아갈 수가 없어, 노력해 봤지만 할 수가 없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에 나오는 그 대사를 나는 완전히 이해한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사랑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 내가 어리고 착했던 시절에는 사람을 많이 사랑하고 깊이 사랑하였지만, 어느덧, 어느 날, 나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장기하의 노래처럼 이제 아무도 필요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수없이, 끝도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세계에서 살았다. (지금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세계는 처음부터 끝을 다시 또 처음부터 끝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는 세계다. 믿을 수 없는 세계,
고양이와 말을 했다. 정말이야. 그 후로 내가 현관문을 나오면 고양이가 나를 보기 위해 비틀거리며 나와 화분 사이에 숨어 얼굴을 내밀며 밥달라고 "야옹" 울지. 회색 얼룩 무늬, 하반신 장애가 있어 비틀거리며 걷는데, 정말이야, 고양이랑 나랑 요즘 말을 해.
씨 뿌린 화분에선 싹들이 돋아나고, 지난해에는 노지 월동 야생화들을 심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잎들이 쑥쑥 자란다. 장미 다섯 종류를 들였는데 벌써 지오프 헤밀턴과 위즐리가 꽃망울을 맺었고. 두 해 전에 심은 줄장미가 부쩍 자라 담장 한 켠에서 첫 꽃을 피웠다. 지난해 산에서 캐어 심은 샤스타 데이지는 두배로 번져서 꽃망울이 화분을 꽉 채워 매일 몇번씩이나 바라보며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내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다 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나는 전혀 다른 삶으로 옮겨가고 있다. 많은 것들을 영감에 의해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선택 하는 삶이다. 우리가 '느낌'이라 부르는 것 - 그 찰나의 정확한 지점에서 우리가 완전히 열릴 수 있다면 삶은 단순해 질 것이다. 영화 <모리의 정원>의 그 화가처럼 나는 살아가게 될 것만 같다. 드러나지 않고 조용하고 참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마음 속에 작은 오두막집이 자리 잡았다. 헤이리에 다녀온 후 그 오두막이 더욱 선명해졌다. 나의 마지막 그림은 그 오두막이 될 것 같다.
내 삶이 불만족스러웠던 이유를 최근 생각해보니 글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사소한 것이라도 다시 쓰기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는 일은 자신을 경건하게 만드는 경건한 일 중의 하나다. 경건한 이들은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 글을 지속적으로 쓴다거나 연주 연습을 지속적으로 한다거나. 매일 시를 읽고 시를 올리는 일도 그러한 일 중에 하나다. 이년 동안 나는 글도 쓰지 않고 그림도 그리지 않고 책도 읽지 않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나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떠한 의도도 가지지 않은 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가끔 아버지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나를 이해하기에 아버지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내 마지막 그림이 될 오두막처럼, 아버지는 혼자서 살았을면 좋았을 사람이다.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은 채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을 지극히 사랑하여 불행해진 삶. 자신의 욕구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데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기도 전에 그 돈을 다 자식들에게 써야 했으니 그 의무가 얼마나 힘겹고 성가셨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은 이해가 된다. 그저 젊은 시절을 거쳤고, 그 혈기로 사랑을 했고, 젊은 나이에 성공해 호사를 누렸던 이가 어느날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뜻하지 않게도 자신과 맞지 않는 여자와 매일 싸움을 하며 자식이 줄줄 딸린 현실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삶이 얼마나 치욕스러웠을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나는 살아갈 수가 없어, 노력해 봤지만 할 수가 없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에 나오는 그 대사를 나는 완전히 이해한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사랑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 내가 어리고 착했던 시절에는 사람을 많이 사랑하고 깊이 사랑하였지만, 어느덧, 어느 날, 나는 가만히 벤치에 앉아 장기하의 노래처럼 이제 아무도 필요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수없이, 끝도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세계에서 살았다. (지금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세계는 처음부터 끝을 다시 또 처음부터 끝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는 세계다. 믿을 수 없는 세계,
고양이와 말을 했다. 정말이야. 그 후로 내가 현관문을 나오면 고양이가 나를 보기 위해 비틀거리며 나와 화분 사이에 숨어 얼굴을 내밀며 밥달라고 "야옹" 울지. 회색 얼룩 무늬, 하반신 장애가 있어 비틀거리며 걷는데, 정말이야, 고양이랑 나랑 요즘 말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