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또 너무 느리게도 말고

김계희
2022-06-24
조회수 37


눈치 채신 것처럼 이것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의 기보에 적힌 지시어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도무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대단히 단순한 원칙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이 대목에서 의학적 용어로 "투렛 증후군"이라 불리는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 도 있을 것 입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관심 밖의 경우 대부분 '야옹'으로 들립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야아 옹'이나, '양양' 혹은 '니 야 옹'으로 구분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고양이와 생활하다 보면 '골골이'와 '부비 부비',
'냥양이 펀치'등 각기 다른 행동들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욱 깊은 사귐의 단계에서는 눈을 맞추거나, 꼬리를 치켜세우며
발치를 맴돌기 도하고, 아프지 않게 살짝 깨물기도 합니다.

우리는 실은 많은 경우에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처럼
같은 말들을 다른 단어들과 조합해서 모호하게 표현합니다.
직설적 표현 보다 무언가 여지가 남는 듯 안도감을 가지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지시어도 실은 한 단어일 뿐입니다.
아름답게, 혹은 사랑스럽게 일 것 입니다.
고양이의 야옹 소리가 세분화 되어가며 알게 되듯
우선은 가장 단순한 단어와 감정으로부터 출발해서
조금씩 표현의 깊이에 층과 색, 그리고 느낌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데 가장 충실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림도 이것과 대단히 유사합니다.
단순함에서 출발해서 그 깊이를 더해가야 합니다.
그림과 조금 더 친해져야만 해야
겨우 그림이 우리에게 말을 거니까요.
작업실 근처를 조금 걸으면서
어머님의 그림이 왜? 아름다운지 조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_

"알레그레토 그라지오소, 마 논 트로포 프레스토, 페로 논 트로포 아다지오,
코시 코시 콘 몰토 가르보,에드 엑스피레시온
(너무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또 너무 느리게도 말고, 달콤함과 표현을 많이 담아 그저 그렇게)

보나갤러리 류지헌




엄마그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