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보험

김계희
2022-11-08
조회수 12


2010년


처음으로 보험을 들었다.

월 육만육천원 100세까지 지급되는 보험을 들었으니 노후에 대한 걱정은 이제 안심이다.

TV를 보면 하루에도 열두번 더 나오는 보험광고가,

보험이 없으면 안된다는 주변의 이야기가 ,

더 나이가 들면 보험료가 오르고 아무거나 들지도 못하는다는 이야기가,

나를 조바심 나게 한 건 아니었다.

그저 은행에 계시는 형부가 새로운 행사에서 올려야 할 실적이,

몇십만원짜리 정기예금 들어줄 처지가 못되어 선택한 게 보험이었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왜 그리 보험상품들은 많고 복잡한지,

세상의 모든 것들이 보험이라는 관문을 거치지 않고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무엇처럼 여겨졌다.

물을 수도 따질 수도 없이 복잡한 상품 중에서 전깃세 정도의 상품 하나를 택했다.

보험이 나를 안심시키는 삶의 보장책처럼 한번도 생각지 않았기에

원하지 않는 대열에 합류한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전철역에서 두개에 육천원 다섯개에 만원하는 스타킹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틈에서

나도 그 스타킹 셋트를 당장 사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생각에 다섯개에 만원 셋트를 사서 돌아왔다.

지하철에 도배 되어있는 영화포스터를 보면서 내 삶이 무언가 그것 같다는 같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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