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김계희
2017-12-11 04:49
조회수 229

지난번 친구집에 가느라 꽃시장 가는 약속을 깜빡잊은 서진이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더 꽃시장엘 다녀왔다. 새로 사온 화분으로 분갈이를 시켰더니 재미있게 잘도 하여 고생을 덜었다.
아이들은 모두 이곳을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는데 특히나 이학년 목요일반 아이들이 유독 애교가 넘쳐 늘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말을 하곤 한다. 지난주에 연지가 "제 친구가 자기 미술학원에서 파티한다고 초대를 했는데 저는 안간다고 했어요. 제가 속으로 그 시간에 거기갈거면 우리 학원에 오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라고 하자 서진이가  말을 이었다. "선생님 저는 여기가 천국 같아요. 저는 맨날맨날 오고싶은데, 학교는 없고 여기가 학교였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아이들도 덩달아 모두 서진이의 말에 입을 모았는데, 내가 "선생님도 오래전부터 학교를 만들고 싶었단다, 하루종일 만들고, 그리고, 음악듣고, 꽃심고, 운동하는 그런 예술학교 말이다. 그런데 그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못만든다."고 하니 연지가 자기가 돈을 백만원을 모아서 준다고 했다. 시원이가 돈을 백만원씩 모아주면 학교를 만들 수 있냐는 질문에 그 돈이 아깝지 않냐고 물으니아깝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이 진심처럼 느껴져 감동스러웠다. 

서진이는 항상 방과후 수업에서 만든 요리를 싸와서 나와 아이들에게 나눠주는데 요리교실이 없을때는 집에서 냉장고를 뒤져 먹을것을 챙겨온다. 지난주에는 아주 귀한 쵸콜렛 셋트를 두 상자나 가져와서, 한상자는 가져가서 먹으라고 했더니 끝까지 안가져 간다고 하면서  "저는 아낌없이 주는 걸 좋아해요."라고 했다. 서진이는 항상 포크를 찍어 선생님의 입에 먼저 넣어주고 자기는 요리 만들면서 많이 먹었다고 하면서 다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귀하디 귀한 마음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늘 감동을 주고 나를 행복속에 살아가게 한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그림을 그릴때 골몰하고 집중하는지 그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본다면 놀랄거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이 아이들이 자라 쓸모없는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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