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만든 트리

김계희
2017-12-11 08:12
조회수 229

서랍을 여니 여행에서 사왔던 예쁜 색깔 고무줄이 있어 그것으로 아이들과 함께 트리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색깔크립을 엮기도 하고 폼폼을 테이프에 붙여 달기도 했는데 순식간에 예쁜 트리가 만들어졌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릴 아이들의 그림으로 액자도 바꿔 거니 새로운 기분이 들어 지난 토요일에는 종이컵으로 모빌에 달 장식을 만들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때면 늘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처음 이 공간을 만들때 신선하고 따스하고 조금씩 바뀌는 소품들이 변화를 주어 머물고 있는 동안 기분을 좋게 만들기를 바랬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기분이 좋고, 오래 머물고 싶고, 그래서 열심이 공부하고 싶어지게 하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공간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그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는데,  2학년 서진이는 처음 그림을 그리던 날 집에 돌아가서 엄마에게 "고요한 바닷가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는듯한 느낌이었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것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선 첫번째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공부방에 크고 멋진 책상이 있고, 부드럽고 상쾌한 느낌의 커튼이 걸려있고, 늘 책장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면 아이는 책상에 오래 앉아있고 싶어질 것이다. 

청소하는 걸 몹시 싫어해 게을리하는 탓에 내 방은 늘 엉망진창이지만 이 공간에서는 내 성격 이상의 부지런을 떤다. 꽃이 시들면 새로운 꽃을 갈고, 모빌에는 한번씩 다른 장식품을 걸고, 수업시간에는 늘 여러가지 음악을 틀어준다. 우리 수업에서 음악은 매우 중요한데, 귀기울여 듣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은 그들의 몸에 배어들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재즈 같은 음악에 대해 설명해주곤 하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요즘은 Eddie Higgins Trio의 재즈 케롤을 자주 튼다. 4학년인 선재는 비틀즈를 좋아해서 한번씩 비틀즈 음악을 신청하고, 음악에 조예가 깊은 아빠를 둔 2학년 지율이는 팻 메스니가 나올때면 하도 많이 들어서 지겹다고 한다. Soeur Sourire의 흥겨운 도미니크가 끝나면 다시 듣고 싶다고 하고, 루소의 <잠자는 집시여인>에 대해 작문하면서 들었던 수잔룬뎅의 <내 소중한 사람>이 흘러나올때는 한번 들었던 그 음악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때 쓴 글과 그림이 생각난다고 한다.  

지난 유월엔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을 여행했는데 그곳의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유달리 아이들을 위한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생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것이 너무 많고, 요즘은 거의 그 생각 속에서 산다. 지금은 작은 공간이지만 머지않아 내가 꿈꾸고 계획하는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할것을 생각하면  큰 기쁨이고 에너지가 된다. 아이들이 공간에 머물며 감각을 배우고, 친구들을 통해 생각과 아이디어를 배우고, 선생님을 통해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바란다.


Eddie Higgins Trio-01-White Christmas W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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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트리와 종이컵 산타가 무척이나 예쁘고 귀엽네요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이라 더더욱 오랜시간 기억에 남을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