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림

김계희
2021-08-12
조회수 136


아침에 엄마의 방에 들어가면 작은 상위에는 늘 새로운 엄마의 그림이 놓여있다.
엄마의 책상은 60cm 밖에 안되는 작은 밥상이고, 컵만한 크기의 작은 물통과 붓도 몇 개가 되지 않는다.
삼미터나 되는 나의 책상과 백 개가 넘는 붓이 들어있는 나의 붓통과는 비교되지 않게, 엄마의 책상은 작고 소박하다.
엄마는 그 책상에서 십년이 넘게 붓글씨를 쓰셨고, 먹물이 아까워 한번 시작하면 벼루의 먹물이 닳을 때까지 글씨를 쓰셨다.
그림을 그릴 때도 파렛트에 섞어 놓은 물감이 아까워 그 색이 없어질 때 까지 이곳 저곳에 색을 칠한다.
그래서인지 엄마의 그림은 색이 화려하지 않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엄마에게 이제는 화내지 않고 크게 천천히 이야기 하는 것에 익숙해 졌다.
작고 따뜻한 엄마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을 때면 우리가 함께 했던 몇 번의 생이 손안으로 스며든다.
엄마가 나의 아기였을 때가 느껴진다.
어제는 엄마 그림들을 프린트해서 책상에 펼쳐 놓았는데 예쁘고 아름답게만 여겼던 엄마의 그림이 너무 쓸쓸해서,
그 삶에 가슴이 미어졌다.
나를 환장시키던, 당신의 삶을 힘들게 몰아간 그 순수함이 결국 이렇게 그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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