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김계희
2017-11-29
조회수 438

작성일 2013.1



지난 구정설을 며칠 앞두고 엄마와 청도에 갔다. 엄마가 수원서 처음 경북으로 내려왔을적에 처음 산 곳이 청도역 바로 뒤 마을인데 스물 여섯살에 와서 삼년을 살았다고 하는데 문득 그곳이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집에서 언니를 나았는데 스물여섯이면 지금 내 나이로 생각하면 끔찍히 어릴때다.
벌써 50년이나 세월이 흘러 많은 집들이 사라졌지만 다행히 그 집은 그대로 남아있어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었다. 세를 살며 언니를 나았던 방을 둘러보고 빨래를 하던 빨래터도 올라가 보았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지만 그때 엄마 또래의 주인집 딸들이 있어 그들을 소수문하니 일년에 몇번은 집을 청소하러 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혹시 그분들이 집에 다니러 오면 꼭 기별해 달라고 전화번호를 주고 왔다.


엄마는 이웃에 살던 또 다른 분을 찾기위해 추운 날씨에 빠른 걸음으로 온동네를 뒤졌다. 바삐 걸어가는 엄마를 따라가며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가슴이 아프고도 아직도 엄마가 살아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슬픈일이 있으면 옛사람이 문득 그리워 지는 법이다. 그때가 그리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라도 말이다. 시절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내가 엄마의 외롭던 젊은 시절 용기를 주고 위로를 줄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날 찍은 엄마의 사진은 잊지 못할거다. 여든을 앞둔 노인의 마음은 이제 어린아이처럼 여린데도 마음은 아직도 많은것을 견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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