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공방

김계희
2017-11-29
조회수 555

작성일 2013.8



요즘은 매일 판화실에서 하루를 보낸다. 판화는 거의 서있는 시간이 많고 노동량이 많지만 작업에만 매진하던 대학 이학년 때로 돌아간것 같아 머리가 맑다.
판화실에 나가면서 열정이 불붙은 것 같다. 재료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방에 나가면서 많은 재료들을 알게 되었다. 혼자서 작업하던 습관때문에 함께 공간을 사용하면 집중력이 떨어질까 우려되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개발한 기법이나 재료와 정보를 공유할수 있어 작업영역이 더 넓어진것 같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종이를 들어주고 각자가 오랜시간동안 고민하여 얻은 기법들을 공유한다. 몇몇분들과는 큰 우애를 나누는데 그들은 놀라울 만큼의 친화력을 가지신 것 같다. 그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오늘은 며칠동안 잉킹 끝에 원하던 느낌이 나와 모두들 환호하며 기뻐해 주었다. 판화는 다른 작업과 달리 팀웍이 필요한 작업이다. 전지 사이즈의 동판을 찍을때는 다른 사람과 함께 종이를 놓아야 하고 실크를 찍을때도 다른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프레스기를 돌리고 나면 앞사람이 맞춰놓은 프레스기의 압력을 다시 맞춰놓은 등 공동 공간에서의 작업은 배려와 관심이 따른다. 며칠전에는 동판이 너무 깊이 부식되어 며칠 걸려 만든 동판을 새로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새로온 학생이 사포로 문질러 깊이 패인 동판의 디테일을 살리는 법을 알려 주었다. 슬쩍 내 옆을 지나던 학생의 관심이 아니었더라면 진행이 늦어졌을텐데 그의 관심과 조언 덕에 동판을 살릴수 있어 무척 고마웠다.


전시를 앞둔 공방의 열기가 후끈하다. 모두들 지난해 보다 더욱 흡족한 결과물이 나와 수고한만큼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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