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지점

김계희
2017-11-29
조회수 594

작성일 2012.12



큰 오빠가 홈페이지를 리뉴얼 해준다고 해서 몇주째 웹디자인을 하고 있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모르는 것도 많지만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 잠만 자고 일을 하는데도 기운이 넘친다.
며칠전엔 십년간의 글들을 이틀 동안 밤세워 읽었다. 손님방의 글들을 읽고 있으려니 어젯일처럼 기억이 새로와 뭉클함으로 가슴이 젖어 들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을 거의 기억하고 있고, 이야기들도 기억한다. 홈페이지를 리뉴얼할때마다 당부하는 것은 예전의 글을 그대로 두자는 것인데, 예전에 썼던 촌스러운 글이라도 서로서로 넘겨다 보던 그 흔적들이 너무소중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좋은 시를 찾지를 잘 못한다. 대신 춘화님이 시 방에 올려주는 시들 읽는데 춘화님이 올리는 시가 내가 찾은 시보다 좋아, 그걸 읽는게 하루의 보람이다.


차인표가 힐링캠프에 나와 컴패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보았다. 진솔한 모습이었고, 그가 시상식에서 컴패션에 대해 힘주어 말할때, 더 이상 돌아보지 않은 인생의 확신이 느껴져 감동받았다.
신애라가 아이들을 돕는다고 활동할때 그는 관심이 없었을 뿐 아니라 아내가 하는 일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연히 부인 대신 인도로 아이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그는 짜증이 나고 몹시 못마땅한 상태로 갔다고 한다. 함께 간 자원봉사자들이 그가 무서워 말도 못 걸 지경이었는데 컴패션의 대표가 조심스럽게 하는 말이, "그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부모도 없는 가장 가난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을 만나면 -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진심으로 말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자 냄새도 지독하고 내키지 않았는데, 어떤 아이가 악수를 하기 위해 그에게 손을 뻗쳤기에 준비해 간 그 말을 하기 위해 손을 잡았고, 그 순간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사랑이다."는 말이 들려왔다고 한다. 그 놀라운 체험을 하고 그 순간 인생의 획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예전에는 술마시고 유흥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고 한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었기에 결혼생활도 그리 행복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같은 곳을 보고 있기에 삶이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방송의 마지막에 컨패션 밴드와 함께 그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슴이 너무 행복해 보이고 그 삶에 대한 확신이 느껴져 감동스러웠다.


내가 열정적이고 진심으로 가득찬 삶을 살고 있을때는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신의 눈길과 목소리가 들린다.
놀라운 경험을 하는 적이 종종 있는데, 제작년에 매출이 줄면서, 계획했던 성금양이 모자랄때, 며칠동안 밥을 먹으면서도 걸으면서도 신께 기도했던 적이 있다. '하느님 꼭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달력시즌이 끝나가는 12월 초순 경 느닷없이 경대병원에서 달력 주문이 1000부가 들어왔었다. 그 순간 신께서 내 기도를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신이 빙긋이 웃는 모습이 느껴졌다. 일주일 안에 새로 그림을 그려서 납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밤을 꼬박 세면서도 마음에는 기쁨이 넘쳤었다,
간절함은 신에게 더 가까이 가는 일인듯 여겨진다. 삶을 보는 눈이 맑고, 기운에 차 있고, 진실하고, 간절하고, 충만되어 있을때, 언제나 신을 느낀다.


성금을 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 그 중 하나는, 돈이라는 게 아깝지가 않고 써도 또 들어오는게 돈이라는 생각으로 돈을 보는 눈이 달라진 점이다.
달력을 시작한지 팔년만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적 있는데, 갑자기 큰 계약들이 이루어지면서 매출이 뻥튀기처럼 불어 빚을 갚았고, 다음해 이 집으로 이사를 왔고, 꿈꾸던 크고 멋진 책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 욕망에 대해 생각했었다.


사업을 하는 사촌 오빠가 말한 적이 있다. "돈을 많이 벌어도 항상 부족하다. 돼지고기를 겨우 사 먹다가 돈을 많이 벌면 돼지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겠지만 그때는 소고기를 먹게 되기 때문에, 골프도 쳐야하고 비싼 차를 사야하기 때문에 늘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것에 욕망을 두면 그 욕망은 끝이 없고 풍족해질 수가 없다고 말이다.
월급 이백만원을 받던 사람이 삼백만원을 받으면 행복해진다. 하지만 매달 이천만원을 받던 사람이 삼천만원 사천만원을 받게 되면 그게 그거다. 돈으로 행복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때,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생각했었다. 얼마나 돈을 벌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지점을 넘긴 돈은 행복할 것 같지 않았다. 사람이 풍족해지면 일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게 되는데, 그래도 조금씩 일은 해야 되니까 그 일이 얼마나 귀찮고 하기 싫을까? 그러면 달력도 만들기 싫게 될거고 그림도 그리게 싫게 될거고, 그래서 내게 행복한 지점 이상의 돈을 내게 두지 말자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때 신이 내게 준 선물은 노력에 대한 보상 이상의 것이었다. 오랫동안 생각하던 것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 왜 이루어 지는지, 그 다음엔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게 해 주었다.


방송을 보고 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같은 곳을 보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몸이 그 속에 있어야 생활이 바뀌고 삶이 바뀌리라는 생각을.
진정 그게 나의 꿈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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