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끝마치라고

김계희
2017-11-29
조회수 611

작성일 2012.12



  어른아이-make-up


많은 일을 더 빨리 하려는 것은
그 다음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세번째의 생을 살고 있는 것 같고, 그 생의 중간을 조금 넘은 지점에 와 있는 것 같다.
나는 더 많은 것을 알고싶어 하는 것 같고,
그것들을 빨리 끝마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지난 해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을 샀다.
전세금에 고스란히 융자를 받아 산 것이긴 하지만, 집을 샀을때 들던 생각은,
이제 나 사는 것에 연연해 하지 말라고, 그건 이제 끝마치라고 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전에 보이던 길이 지금은 조금 더 멀리까지 보이는 것 같다.
더 멀리 볼 수 있었는데도 더 보지 않으려 한 적도 있었다.
오래 푹 쉬어서, 올해는 다시 에너지가 충전되어, 많은 일을 해도 기운이 덜 부쳐 기분이 좋다.
둘러보면 좋은 일들이 많다. 오래 알던 친구들에게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고, 몇사람이지만 아주 좋은 친구를 사귀게도 되었다.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걱정하던 시절은 지났고,
끝날 것 같지 않던 전투 후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시 다정하고,
길을 찾아 떠났던 오빠는 길을 찾았고,
고양이들은 봄가을이면 번갈아 찾아와 새끼를 낳는다.

둘러보며 모든 것이 풍족해 이제 더 멀리까지 보이는 길,
이제 나 사는 것 연연해 말라고, 그건 끝마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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