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유

김계희
2017-11-29
조회수 921

작성일 2012년



사랑과 자유가 삶의 목적이 된듯하다. 그것에 맞춰 생각하고 방향을 조절해 간다.

십여년 전 심성 수련을 다녀온 적이 있다. 자아를 보는 것이 수련의 목적이었는데, 수련의 마지막 날 그것이 진행 되었다. 심성수련을 다녀 온 사람이라면 그 과정을 알겠지만 설명하기란 복잡하다. 아무튼 오랜 집중끝에 몸이 심하게 요동치더니 몸이 탁 풀리면서 말할수 없이 검고 깊고 무한하고 광활한 우주같은 것, 영원 같은 공간이 펼쳐졌고, 먼 곳으로부터 "사랑" 이 또렷이 들려왔다. 먼 기억 속으로부터 사랑이, 신의 음성처럼 정확히 들려왔고, 몇번 반복되다가 사라졌다. 신을 체험한듯 그 체험은 거룩하고 깊었다. 그 광경과 느낌은 아직도 그림처럼 생생하다. 그때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잘 알지 못했지만 그 체험 후, 차츰 그것이 내가 오랫동안 갈구하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명상 중에 한마리의 독수리가 된적이 있다. 강하고 빛나는 눈빛을 가진 독수리였다. 날개를 펴고 유유히 하늘을 날고 있었고, 아래로 산과 마을이 보였다.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둥바둥 지쳐있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 속에는 나도 있었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은 이렇게 편안한데, 이렇게 자유로운데, 너는 그곳에서 고통에 힘들어 하고 있구나. 이곳은 이렇게 멋진데. 편한데, 자유로운데...그때 자유가 무엇인지 체험했었다.


나는 집착이 많은 편이라 어려서부터는 성공을 해서 집을 일으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집에 대한 집착, 사람에 대한 집착도 강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내 아이에 대한 집착이 생겼다. 그것은 많은 것을 이루게도 했고, 불안을 창조하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소유하지 않으면서 사랑할 수 있고, 갈구하지 않으면서 풍족할 수 있고, 억척스럽지 않고도 이루는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집착은 많은 것을 이루게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그것을 떠날것을 영혼이 알려준다. 집착없이도 이루어지는 것들을 알려준다.


심성수련에서 자아체험을 온전히 한 사람 모두가 가장 원하는 것이 모두 자유거나 사랑이라는 점은 인간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인듯 하다. 그 후로 주변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아 주는 것이 주변인으로써의 역할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는 항상 자신을 자유롭게 놔두라고 말했다. 형부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어냐고 물으니 자유라고 대답했다. 오빠가 이국을 돌아다니며 저토록 찾고자 하는 것이 자유라는 것을. 어머니가 아버지가 헤어졌을때, 서로가 오히려 편안해진 모습을 보며 서로의 자유를 억압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들의 영혼은 그래서 늘 그들에게 떠나라고 속삭였을 것이다.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은 자신이 가장 행복해 질수 있는 상태를 찾아 선택과 여행을 반복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자유라는 것을 어렴풋이 의식하던 서른살 무렵, 돈에서 벗어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를 선택할때 그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내 의견을 피력하고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돈에 대한 집착을 가져왔고,또한 돈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제는 돈이라는 것이 강둑에 저절로 풀이 자라는듯 대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머니를 너무 사랑한 탓에 그의 자유를 오랫동안 묶어두었었다.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오히려 그의 자유를 억압했다. 방법은 달랐지만 그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한것과 다름 없었다. 아버지 또한 어머니를 많이 사랑했다. 아버지도 나도 그것을 사랑이라는 말로 설득했지만 어머니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것을 알게 된 후 어머니가 어떤 선택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실 수 있도록 두게 되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오랜 관계들을 통해 그들의 삶에 관여해서 안된다는 것을 배웠고, 어머니가 남은 삶을 자유롭게 살도록 도와주고 보내드려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그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죽음에서도 벗어나는 길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몸을 걸치고 나와 이토록 힘겨움에도, 그럼에도 본래는 자유와 사랑이어서, 그것을 찾아 여행하다가, 몸이 떠나면 다시 원초적 에너지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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