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가 길다

김계희
2017-11-27
조회수 673

작성일 2011년 1월



이런 몸뚱이, 이런 정신, 이런 운명은
이번 생에서 마치자 했다.
이 어지러운 정신으로 중간을 걸어나가는 고뇌는
다음 생에서는 없기를 바랬다.
수십번 혹은 수백번 되풀이 되었을 방황,
다시는 이런 몸으로는 오지 말자고 다짐을 했다.
타고난 생을 다른 생으로 바꾸고자 하는 일은
다음 생의 방황이 벌써부터 지치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번의 생에서 나는 지쳤을 것이다.
그때에도 분명 이런 다짐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운명을 벗고 다른 운명으로 서는 일에 실패했을 것이다.
이 생의 목적이 또 한번 그러하다면,
다시는 그러한 생이 반복 되지 않기를,
이것으로 완전히 끝을 내기를.


"잠 안오는 자에게는 밤이 길고,
지친 몸에는 길이 길고,
어리석은 자에게는 윤회가 길다."

- 법구경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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