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김계희
2017-11-27
조회수 278

작성일 2009년


고모님께 전화가 왔다.샌디에고에서 초대전이 있었는데 가시기 전 전화도 하지 못했다.50여점을 전시했고
호평을 받았다는 전화다. 미국에서 고모님의 작품을 보게된 어떤분이 고모님의 작품에 감화되어 후원을 하셨다.여유가 되면 함께 가고싶었으나 이래저래 여건이 되지 않아 가시기 한달전 대략적인 작품을 보았다.
검색하니 기사와 방송분이 있어 미흡하긴하나 그런데로 분위기를 알수 있었다.

늘 깨끗한 손톱과 깨끗한 옷매무새는 작업하는 사람같지 않게 정갈한데,열평 남짓한 작은 작업실에서 어떻게 그런 대작들을 만들어 내실수 있는지,작업실에 갈때마다 쏟아지는 새로운 작품들에 감탄사가 저절로 일어난다.
고모님은 거의 매일 여덟시간 꼬박 작업을 하고 하루에 한시간씩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 하루 두끼 식사와
물구나무 서기외에는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지만 맵시가 고와 뒷모습이 아직도 처녀처럼 어여쁘고 세련되다.

고모부는 고모님의 절대적인 후원자이신데 고모가 처음 그림을 배우게 되었을때 고모의 새로그린 그림이 궁금해 집에 돌아오면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은 채 방으로 뛰어들곤 하셨다고 한다.퇴직을 하고 이제 팔순이 되어가시는 고모부님은 운동후엔 어김없이 작업실에 들러 차를 마시며 작품을 둘러보시고,그림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고모님을 위해 자료를 연도별로 정리하고 서류를 번역하는 일을 등 고모님에 관련된 모든일을 처리하신다.

그들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은 한쌍의 원앙과 같이 다정해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들 중 한분이라도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은 어찌 살아갈까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의 정이 애틋하다.
고모부님의 인상은 아직도 소년처럼 맑고 깨끗해 볼때마다 나도 저런 사람을 만났으면 생각이 들고,
고모님의 맵시를 볼때면 나도 저렇게 늙었으면 생각이 든다.
고모님의 작업은 다음을 에상할 수 없을정도로 늘 변화하고 무궁무진한듯하다.
사는 동안 원없이 그림을 그리셨건만 고모님이 세상을 떠나면 그 재능이 참으로 안타까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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