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멋있습니다

김계희
2017-11-27
조회수 685

작성일 2010년


어머니의 생신이라 아버지가 다녀갔다.
내년에 80이 되는 아버지가 아직도 한곳 불편한데 없이 건강한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한치의 도움도 줄 수 없었던 시절,
의지할 곳이 아무데도 없었기 때문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쓰러지면 다 쓰러질테니,
남겨줄 재산이 없어서 자식들에게 폐를 끼칠테니 항상 건강관리를 철저리 하셨다.


20년 전 궤양으로 쓰러졌을때 피를 토하면서 아버지는 그것이 암일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아버지는 자살을 결심하셨다.암이라는 판정이 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작정이었다.
빚더미 속에서 더이상 일을 할수가 없다면 식구들에게 폐가 될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면 아버지는 틀림없이 그 결심을 실행하셨을 것이다.
당신의 삶이 폐가 된다면 죽고 말리라는 것은
바꾸어 말해 사는 동안 한치의 폐도 끼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버지를 배웅하며 아직도 자세가 바르고 청년처럼 걸음이 힘찬 아버지를 불러세워
나는 엄지를 세우고 말했다.

"아버지,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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