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는 안되는 이유

김계희
2017-11-27
조회수 690

작성일 2010년


몇해전 엄마가 수술실로 들어갈때 말했다.
"아직 죽으면 안되는데...해야될 일이 있는데..."


오늘 엄마가 봉투에 돈을 백만원 넣어 내게 맡겼다.
이제 엄마가 모은 돈은 사백만원이다.
버스를 타지 않고 몇정거장을 걸어다니며,
들판에서 주워온 온갖 이삭들로 먹을거리를 챙기며,
그렇게 모은 돈이었을 것이다.


"와!조금 있으면 천만원도 되겠네!"하니
엄마가 정말 좋아서 웃었다.


내가 아는 의사선생님이 계신데
어린시절부터 너무 가난하여 가족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 유명한 분이라 돈 걱정이라고는 할것이 없다.
몇년 전 선생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통장을 하나 건넸는데
후에 보니 돈 이천만이 들어있더라고 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고 한다.
자신이 의사가 되면서 드린 용돈을 모아 몇해동안 만든것이니
어머니는 또 얼마나 모든 것을 아끼며 살았을까.
자식에겐 원망되고 통환스럽고 가슴 찢어지는 일이었을 것이다.


엄마가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아직 죽어서는 안되는 이유, 해야할 그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자식들이 아무리 잘살게 되더라도 엄마는 그것을 꼭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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